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탱크가 가자지구 남부 케렘 샬롬 검문소에 배치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국경 검문소를 장악하고 구호품 반입을 막으면서 현지 병원 운영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군의 국경 통제로 유엔이 가자지구로 연료를 반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료가 없으면 모든 인도주의 활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남부의 병원에서 시설 운영에 필요한 연료는 사흘치 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미 라파에 있는 병원 3곳 중 하나인 나자르 병원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료가 떨어지면 가자지구 남부 병원들의 의료 서비스는 곧 중단될 것”이라며 “라파에서의 군사 작전은 충분한 음식과 위생품, 의료서비스 없이 열악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접근하려는 우리의 능력을 더욱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전날 라파에 탱크를 진격시켜 팔레스타인 쪽 국경검문소를 장악했다. 이 검문소는 국제기구가 보낸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핵심 통로로, 이스라엘군이 검문소를 장악하면서 구호품 보급이 끊긴 상태다.

라파에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230만명)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140만명의 피란민이 밀집해 있다. 이 가운데 60만명은 어린이로 추산된다. 국제사회는 이곳에서 지상 작전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